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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을 읽고 본문

책을 읽은 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을 읽고

미미모롱 2021. 9.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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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입니다.

무려 600 페이지의 글을 한권으로 묶어

무게감이 장난 아닙니다.

진짜 백과 사전 분위기 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임호경 옮김

출판사 열린책들

책의 첫장

 

책의 내용은 사전과 마찬가지로 짧은 챕터들로 이루어져 있고, 383가지의 주제들이 쓰여져 있습니다.

뒷부분엔 항목찾아보기가 가나다순으로 되어져 있구요. 베르나르의 책에서 많이 인용되던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책에서 인용될땐 "에드몽 웰즈"의 글로 쓰여 있었지만, 그또한 베르베르의 상상적 인물이라, 그 모든 작품이 베르베르의 글인 셈이죠.

많은 과학적, 역사적, 사실들과 인물들, 사건들이 나와 있어, 재미있고, 흥미로운 글인데요.

그중 자연- 곤충의 놀라운 현상을 탐구한 글을 하나 인용해 보겠습니다.

"꼭두각시"

간충 (학명은 파스키올라 헤파티카 Fasciola hepatica)의 순환은 자연의 가장 큰 신비에 속할 것이 틀림없다. 이 벌레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면 장편소설 한권쯤은 능히 나올 법하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벌레는 양들의 간에 번식하는 기생충이다. 간충은 혈액과 간세포로부터 영양을 섭취하여 성충이 된후, 그곳에서 알을 깔긴다.

하지만 간충의 알은 양의 간에서 부화할 수 없다. 기나긴 여정이 이 알들을 기다리고 있다

알들을 똥과 함께 양의 몸밖으로 나와 한동안의 성숙기를 거친 다음, 부화하여 작은 애벌레가 된다. 이 애벌레는 새로운 숙주인 달팽이에게 먹힌다 애벌레는 달팽이의 몸속에서 성장하여, 우기에 달팽이가 내뱉은 끈끈물에 담겨 배출된다. 하지만 간충의 여정은 이제 반밖에 끝나지 않았다.

달팽이의 끈끈물은 하얀 진주 송이 모양을 하고 개미들을 유혹한다. 이(트로이의 목마)덕에 간충들은 개미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간충들은 개미의 갈무리 주머니 즉 <사회위>에 오래 머물지 않고 그곳에, 수천개의 구멍을 뚫고 나오면서 갈무리 주머니를 체처럼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는 그 소동으로 개미가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질긴 풀로 구멍을 다시 메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개미를 죽이면 안된다. 양의 몸속으로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개미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간충의 애벌레들은 성충이 되었고, 이 성충들은 양의 간속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럼으로써 간충의 성장 주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양은 곤충을 먹지 않는 동물인데, 그런 양으로 하여금 개미를 삼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충들은 수 세대에 걸쳐 그 문제를 탐구해야 했다.

양들은 신선할때 풀줄기의 윗부분을 뜯어 먹는다. 그러나 개미들은 따뜻할 때 둥지를 나와 풀아래에서 돌아 다닌다.

시간도 장소도 맞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가 한층 더 어렵다. 어떻게 양과 개미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할 수 있을까?

간충은 개미의 몸 안 여기저기에 흩어짐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가슴,다리,배에 각각 십여마리씩 들어가고, 뇌에는 한마리만 자리잡는다. 이 한마리 간충이 개미의 뇌에 뿌리를 박는 순간 개미의 행동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짚신벌레와 비슷하고 조악하기 짝이 없는 단세포 동물에 가까운 이 작은 벌레가 이제부터 자기에 비해 너무나 복잡한 개미의 행동을 조종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간충에 감염됨 개미들은 모든 개미들이 잠든 밤에 개미집을 떠난다. 그러고는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니다가 풀 꼭대기에 올라가 달라붙는다.

그렇다고 아무풀에나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양들이 좋아하는 개자리나 냉이따위에 올라간다. 개미들은 거기에서 뻣뻣이 굳은채로 풀과 함께 뜯어 먹히기를 기다린다.

뇌에 있는 간충이 하는 일은 그런것이다. 즉 양에게 먹힐 때까지 밤마다 자기의 숙주인 개미가 밖으로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침이 되어 따사로운 기운이 다시 찾아오면 양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개미는 자기의 뇌를 다시 통제하고 자유의지를 되찾는다. 그 개미는 자기가 풀 꼭대기에서 무얼 하고 있나 하고 의아해 하면서 재빨리 내려온다. 그런 다음 자기 둥지로 되돌아가 평소의 임무에 몰두한다.

그러다가 다시 밤이 오면 꼭두각시가 되어 버린 그 개미는 간충에 감염된 다른 동료들과 함께 몽유병 환자처럼 밖으로 나가 양에게 잡아먹히기를 기다린다.

이러한 순환은 생물학자들에게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

첫번째 문제 : 뇌에 숨어 있는 간충이 어떻게 밖을 내다보고 개미에게 이러저러한 풀을 찾아가도록 명령을 내릴수 있는가?

두번째 문제 : 양이 개미를 삼키는 순간, 개미의 뇌에 영향을 미치던 간충은 죽게 될것이다. 그것도 그 간충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와 같은 희생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양상을 보면, 마치 간충들이 자기들 가운데 하나, 그것도 가장 우수한 하나를 희생시킴으로써 나머지 모두가 목표를 달성하고 번식의 순환을 완성하기로 약속이라도 한 듯하다.

이글만 읽어 보아도 자연의 신비를 알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자연의 신비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천착도 알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의 글은 감탄을 절로 일으킵니다. 그의 성실성이, 그리고 탐구심과 호기심이, 상상력이 모두 감탄스럽고 놀랍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글이지만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는 글이 있어 인용해 봅니다.

네 적을 사랑하라, 그것이 네 적의 신경을 거스르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본문중에

 

마지막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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