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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일상속의 사색 (27)
미미모롱
안녕하세요? 아직 농사를 제대로 하는게 없지만 농사의 농 자도 모르던 시절 보단 많이 나을 것이라는 근자감은 충만한 초보 농사꾼입니다. 봄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봄장마라고 해서 마음속으로 기우제를 지내봅니다. 오늘 새벽부터 시원하게 빗줄기가 내려오네요 어제 오후에 텃밭에 물을 조금 주었는데, 이제 갈증이 풀릴듯 합니다. 텃밭에 가축분 퇴비를 주었고 꽁꽁 언 땅에서 풀이 하나라도 올라오면 그것도 신기했는데,, 이젠 풀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걸 보면 또다시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는것을 실감하며, 분기탱전, 에너지를 모으게 되네요 올해는 무슨 농사를 지어볼까? 감자와 고구마를 심고, 작년에 흉작이었던 땅콩을 잘 심어보고 개걸스럽게 먹어대던 옥수수도 심어보고 기본적인 채소, 쌈채소와 고추 가지..
안녕하세요? 이제 이곳도 밤에는 날씨가 한자리 수로 올라가 제법 봄으로 가고 있는데요 저는 안녕하지 못하네요 그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작년에 정리를 하고 이곳에서 일자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다행히 저에게도 일자리가 있어서 지난달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그곳에서의 생활은 내인생의 색다른 경험이 되기도하고,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보람과 긍지만큼 육체적 피로도 쌓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2년동안 잘도 피해 다녔던 코로나를 3차 백신까지 맞았건만 정통으로 양성확진 되고 말았네요. 지금 확진자가 하루에 20만이 넘는다니 그럴만도 하지요. 그러나 문제는 제가 중증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확진이 되어 그들을 케어하는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거죠 그저께부터 열이 나고..
안녕하세요? 이웃님들 9월에 데려온 고양이 가족인 루루를 중성화 수술을 시켰어요. 우리집에 와서 두달간 숨어지내며 애를 먹였던 아이인데요 이제는 내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고 있답니다. 근데 문제는 여전히 이불에 오줌을 싸서, 이 겨울에도 이불빨래를 벌써 열번도 넘게 했답니다. 겨울만 지나면 마당에 풀어 기르리라 다짐에 다짐을 하게 만드네요 수술하고 환묘복을 입혔는데 며칠지나 더러워져 갈아입혔어요 꼭 막내 아기같죠? 근데 코에 한번 앉은 저 검은 피부병들이 쉽사리 안 없어지네요. 수술한 첫날, 딸내미가 루루꺼라고 사온 쿠션인데 잠시만 앉고 금방 자리를 떠나 버리네요. 얘는 아직도 쿠션에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요 한동안 다정했던 모롱이와 미미가 떠나고 혼자서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하는 우리 루루의 심정을 ..
아침에 늦도록 늦잠자고 일어나면 8시반정도 물이 안얼었을까? 걱정하며 물을 틀어보고 고양이화장실을 청소하고, 차가운 물로 이닦고, 세수합니다. 간밤에 눈이 내렸는지 얕게 눈이 깔렸고 마을 멀리까지 옅은 흰눈이 조용하게 내려앉아 있네요. 완전무장하고 나가 빗자루로 징검다리만 쓸어내는 나의 게으름, 그러나 마당에라도 눈을 보고싶어서인걸요 장난꾸러기 고양이 루루가 졸졸 쫓아다니며 걸어다니는 내발을 두손으로 계속 잡아챕니다. 루루의 콧잔등에 피부병인지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있어 속상합니다. 병원에서는 소독약으로 소독만 해주라고 하는데,,, 아이가 소독하는것도 매우 싫어해, 소독할때 루루와 실갱이를 해야 합니다. 내가 아침밥과 뜨거운 생강차 한잔할때 루루도 아침을 먹네요 벽난로에 불을 붙이고 불멍을 잠시 하다가 ..
코끝이 쌔한게 겨울은 겨울인가봅니다. 오전10시가 넘도록 새벽에 내린 서릿발이 촘촘히 박혀 햇빛에 반짝이기까지 하네요 우리집 부식재료 담당이던 텃밭도 한가로이 허연 서리를 맞고 평화로이 누워있습니다. 큰 질그릇에 담겨있던 물이 꽝꽝 얼어, 그릇을 깰까봐 녹여서 화단에 던졌더니, 여전히 얼어있네요 여름내 빗물받아 화단에 물을 줬는데 그만 게으른 주인덕에 얼어서 멀쩡하고 예쁜 항아리가 깨졌습니다. 아까비~~~~ 사과나무도 서릿발이 솜털처럼 내려앉고 아름답던 노란 장미도 이젠 져버리고 서리옷을 입고 있네요 봄철이면 예쁘게 피어나던 꽃잔디와 긴머리 풀어헤친 잔디풀도 흰머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하얀눈발처럼 반짝이며 너무 예뻐요 화천에서 겨울을 날수 있을지 실험대상..
최근에 우리집에 막내둥이 식구가 하나 늘었습니다. 지인을 통해 고양이를 입양했는데 완전 야생 들고양이처럼 자라난 엄마에게서 아기가 태어났는데, 밥만 먹이고 야생에서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전에 키우던 고양이는 거의 개냥이 수준이었는데 이 고양이는 사람손을 전혀 안타서 그런지 하악질과 손으로 공격하는게 아기여도 무서워서 벌벌떱니다. 추석전에 데려와서 적응기간을 두면서 차츰 친해지려고 했는데 여전히 한달이 지난 지금도 경계와 하악질이 계속되서 정말 속상해요 며칠전엔 그냥 어미고양이가 있던 곳으로 보내주려 했지만, 그곳에 가도 딱히 누가 돌보는것이 아니라 결국 산과 들로 돌아다니는 들고양이 신세가 되는것이라, 그 아이의 앞날이 눈에 보듯 뻔해,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결국 내가 마음을 느긋하게 잡고 거의 ..
가을이 깊어간다는 것은 꽃들이 씨앗을 키워나가고 나무에 열매들이 익어가고 땅속에서도 후손을 위해 열매들을 만들어 가는 바쁜 작업들이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내나는 열매들을 위해 뜨거운 햇빛속에 해바라기 하는 나무들과 꽃들과 풀들과 함께 한다 오늘, 조용하고 평화로운 한낮에 강아지들과 숨어있는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제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들을 줍고 배추잎에서 벌레를 잡고 무밭에서 커다란 무를 캐서 깍두기를 담근다 아무런 의식없이 발이 닿는대로 걷고 손에 잡히는 대로 거둬 들인다. 메리골드 꽃잎을 따서 햇볕에 널어놓고 강아지들 옆에서 책을 읽다가 점심을 뭘먹을까? 고민해 본다 지난번에 도토리를 주워놓은것을 물에 담궈놓았더니 싹이 올라왔다 이것을 무엇에 할까? 고민하다 결국..
이곳 화천은 춥기로 유명한 곳이고 내가 사는 곳은 산속이라 더 춥다. 겨울이 빨리오고, 늦게까지 지속된다 늦은 봄이 될때까지 벚꽃도 피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 이곳에 오게 되었지만 추위걱정은 안한다. 지구온난화로 온도가 차츰 올라가고 있고 그 덕? 인지 이곳의 겨울이 짧아질지도 모른다. 여름은 이곳도 매우 덥지만, 햇빛을 피해 그늘에 들면 시원하고 청량함이 느껴진다. 겨울이 빨리오기에 다른곳보다 빨리 겨울김장용 배추를 심었다. 벌써 배추가 속이 채워지고 있는데 꼭 장미꽃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오늘은 비도 오고 해서 월요일에 캔 고구마를 쪄보고 마당에 떨어진 밤송이도 주웠다. 지난주 추석때 밤을 따고 까던 기억이 새롭다. 비가 수채화처럼 내리고 있고 키큰 코스모스와 덩굴째 누워있는 보라색 국화꽃도 차..
올해 처음으로 고구마를 심어봅니다. 고구마는 감자와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서 고구마를 심을때 매우 설레였답니다 이동네는 옥수수와 고구마가 멧돼지와 경쟁식품이라, 선택이 매우 고려되어야 하는 작물이기에, 옥수수는 사먹기로 결정하고 고구마는 마당텃밭에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집은 사방으로 울타리가 되어있어 마당까지 멧돼지는 못올테지요. ㅋㅋ 서울에서 고구마순을 사오고 텃밭에 심었는데, 고구마가 시들시들하니 곧 죽을것 같이 힘이 없드라구요 약 일주일간, 죽을 듯 하더니 다시 부활하여, 엄청난 기세로 밭을 점령해 가더라구요. 몇번 고구마순으로 반찬도 해먹고 들깨가루에 맛난 스프도 해먹었지만 고구마순은 엄청난 기세로 번져 나가더라구요 고구마가 얼마나 달렸을지, 컸을지 궁금해서 캐보고 싶은 유혹도 많았지만 ..
가을 날씨가 스산하니 바람줄기도 다르다. 한낮도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지만 햇볕끝에 부는 바람이 서늘하니 절로 반팔입은 팔뚝을 붙잡게 만든다. 저녁엔 찬바람 한줄기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것이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우리명절 추석이 다가오니, 마음도 몸도 분주해진다. 아직 우리집 밤나무는 입을 열 생각도 안하는데, 생짜로 몇송이 떨어뜨려 차례상용 준비하고, 마당을 쓰시던 어머니, 커다란 줄기의 더덕을 보시고 "이거 캐보자"하신다. 처음엔 남편이 달려들어 캐더니, 호미로 시작해서, 삽, 곡괭이, 빠루, 모종삽등의 온갖 연장들이 총출동하여 더덕과 씨름을 하길래 웬 더덕이 얼만하길래,,, 저리도 수선스러울까? 해서 들여다보니 헐~~ 대~애 ~ 박 이정도면, 금메달급 아닌가요? 심은지 거의 4,5년정도 되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