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사색

샨티학교, 여행하는 대안학교

미미모롱 2021. 9. 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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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학교는 무슨학교인가?

안녕하세요?

미미모롱입니다.

오늘은 지인이 있는 샨티학교에

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지인이 샨티학교에 선생님으로 있는데

본인 아이들도 학교에 보내서 현재는 졸업

했습니다.

그학교는 주로 공부만하는 일반 학교와는 달리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여행다닌 이야기를 해주는데,

아래글은 같이 여행을 동반한 선생님의 글입니다.

노자일기-여행을생각한다 ;대안학교의 여행

나는 지금 샨티학교의 고2 친구들과 해파랑길 750km 걷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행 간다’는 얘기를 하면, 많은 사람의 반응은 부러움이다. 이렇듯 여행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지만 정작 여행을 실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여행학교인 샨티학교에서 지낸 10년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을 숱하게 다녔다. 평균 50여 일의 장기여행을 여섯 번에 일주일 짜리 짧은 여행도 여러 번 갔으니, 여행 일만 300일이 넘는다. 트레킹으로는 샨티아고길 2회, 안나푸르나 서킷 1회, 제주올레길 2회, 내성천 걷기 일주일 등이고 봉사활동으로는 인도네팔과 카자흐스탄을 다녀왔다.

 

여행을 동경하든 동경하지 않든 이렇게 긴 여행을 해보지 못한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은, “그래서 여행하고 남는 게 뭔가요?” 또는 “여행을 하면 뭐가 좋은가요?”일 것이다. 나의 답변은 길지 않다. 남는 건 ‘추억’이요, 좋은 건 ‘풍요로운 인생’이다. 추억이 많으면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니 같은 내용이다. 조금 더 덧붙이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여행을 하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많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거부한들 달라지는 것이 없다. 계획과 달라도 수용하고, 거기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니, 여행에서 배운 교훈이 인생으로 이어진 거다.

 

샨티에서 장기여행은 나에게 여행이라기보다는 사실 일이다. ‘내가 즐겁지 않으면 아이들도 즐겁지 않다’는 생각으로 나에게도 즐거운 여행을 계획해보지만, 인솔교사로서 부담이 줄지는 않는다. 학생들에게 배움과 깨달음이 있으면서 즐거운 여행이 있는지 찾아보지만 그런 여행은 찾지 못했다. 배움이 있는 곳에는 아이들이 즐거워하지 않았고, 즐거운 유람에는 깨달음이 남지 않았다.

이 쯤에서 또 자녀를 둔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얘기는, ‘그래서 장기여행을 다녀온 뒤에 아이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일 것이다.

 

첫째는 위에서 말한 여행이 나에게 준 의미와 같다. 추억이다. 샨티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나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얘기하면 다들 자신의 여행 경험에 놀라고, 해 줄 얘기가 많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거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드라마 같은 변화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 여행들이 샨티를 거쳐 간 친구들에게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힘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직접 들은 변화는 다들 소소하다.

 

산티아고를 걷고 온 친구는 “예전엔 백 미터만 넘으면 택시를 탔는데, 이제 어디를 가든 걷는 생각을 먼저 한다.”고 했다. 안나푸르나의 5416m 쏘롱라 고개를 넘은 친구는, “나보다 높은 곳의 공기를 마셔 본 사람을 만나보지 못 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했다. 예성천에서 일주일 내내 텐트와 침낭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했던 친구는 “이제 아침에 이불 개는 것은 안 시켜도 몸이 알아서 한다.” 했다. 카자흐스탄 한글학교에서 교육봉사를 한 친구는 “내 인생에서 카자흐스탄 친구를 사귀다니, 인생 참 신기하다.” 했다.

나는 다만 생각한다.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고, 이런 소소한 추억도 뭔가 시도를 해야 만들어지는 것이고, 나는 다만 아이들과 계속 시도해야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막혀서 국내여행을 하게 된다. 해파랑길에서 아이들에게 뭔가 시도하는 생각을 하니 즐겁다. 내가 시도하는 만큼 아이들은 힘들어하고 당황스러워하니까.

일주일 동안 노숙하며 내성천을 걷다 - 2014

 

산티아고길을 종점, 콤포스텔라 대성당앞에서 환희 - 2015

 

5416m 안나푸르나 쏘롱라 고개에서 만세 - 2016

 

한국아이돌 기념품을 받고 기뻐하는 카자흐 친구들 - 2018

 

올레길을 걷다가 강정마을에 머물며 - 2020

나도 아이들이 어렸을때 같이 100대 명산을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산은 잘 기억 못해도, 그당시에 얼마나 힘들고 목마르고, 맛있는걸 먹었고, 어떤 해프닝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합니다.

아이들과의 공감, 그리고 추억들,, 다시는 오지 못할 시간들에 대한 그리운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들은 고이 박제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샨티학교에서 신입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주변에 남다른 생각을 가진 학생이나, 답답한 기성학교의 틀을 벗어나고 싶은 부모님, 학생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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